img_title.jpg
 
 
 
 
유기농산물,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제품 등
자신에게 이득 안돼도 이웃·사회 우선 고려

 
img_02.jpg

 
추석이 두 주 앞으로 다가왔다. 가까운 분들에게 감사를 표할 때다. 선물. 고민스럽다.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선물은 정성이다. 마음으로 감동할 수 있는 선물이 좋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서로 흐뭇

 
국내 최정상급 웹에이전시 이모션 정주형 대표는 명절이면 직원과 주요 고객에게 선물을 보낸다. 직원수만 125명이라 비용이 꽤 드는 일이지만 정 대표는 그 일을 생각할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선물을 받고 좋아할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구매 행위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부터 명절 선물을 이로운몰에서 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인 이로운몰은 ‘나, 우리, 자연에 이로운 착한 쇼핑’을 내건 공익 인터넷 쇼핑몰이다. 친환경·유기농산물, 공정 무역 제품,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 등을 주로 판다. 친구의 소개로 이로운몰의 경영 전략을 자문하며 관계를 맺게 된 정 대표는 “환경이나 인권 등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파는 좋은 회사임을 알게 된 뒤 도울 방법을 찾다 물품 구매를 하기로 했다”며 “올 추석에는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배나 사과를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정 대표처럼 가치를 담은 상품을 찾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구매 행위를 윤리적 소비라 부른다. 개인적 또는 도덕적 믿음에 바탕한 소비 행태로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웃과 사회를 고려하고 자연환경까지 생각하는 관점에서 내리는 구매의 선택을 말한다.
 
 
고려인 자립 돕는 기업 ‘바리의꿈’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윤리적 소비’를 통해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선구자’는 그런 가치를 이해하는 곳들이다. 실직여성가장의 취업을 목적으로 간병사업을 하는 다솜이재단은 명절이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선물로 보낸다. 2007년 재단 출범 때부터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나 장애인의 자활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 위캔의 쿠키, 상주자활후견기관의 곶감 등이 다솜이재단의 ‘선물 목록’이다.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단체 행사 때 ‘뜻있는 구매’를 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신한카드 노동조합은 지난해부터 조합 행사 때 윤리적 소비와 관련한 물품을 소개하고 있다. 인연은 노조가 동북아평화연대의 연해주 고려인 돕기 사업에 돼지 3마리를 사주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고려인의 자립을 위해 만든 기업 ‘바리의꿈’을 알게 됐고, 지난해 12월 노동조합 창립 기념일 때 선물용으로 외빈들 선물용으로 청국장과 청국장환 등 150여만 원어치를 샀다. 올해 5월에는 조합 연례행사인 ‘알뜰장터’에서 영양제, 도라지꿀 등을 팔았다. 밸런타인데이 때 공정무역 초콜릿을 판매하기도 했다. 오선영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윤리적 소비와 관련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조합원들에게 소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족 건강에 이롭고 세상 건강에도 도움 되고
 
SK사회적기업지원사업단은 지난해 11월 홈페이지 ‘세상’의 오픈 이벤트 때 사회적 기업으로 아시아 퓨전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오요리의 식사권, 공정여행 상품을 파는 트러블러스맵의 여행상품권을 경품으로 걸었다. 최동호 과장은 “올해 11월 사이트 개편 이벤트 때도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상품으로 걸 생각”이라며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알리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리적 소비’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이에 동참하는 개인도 생겨나고 있다. 친구의 소개로 이로운몰을 알게 된 김정현(가명·40)씨는 설날이나 추석 선물은 꼭 이곳에서만 산다. 윤리적 소비는 가족의 건강에도 도움이 됐다.
 
‘바리의 꿈’에서 판매하는 차가 청국장 효모 청시를 먹은 뒤 어릴 때부터 감기와 열을 달고 살던 아이가 건강해졌다. 농협 직원인 이희범(41)씨도 2000년 여름휴가 때 연해주에 갔다 통역을 맡은 사람으로부터 ‘바리의꿈’을 알게 된 뒤 청국장, 민들레엑기스 등을 사서 쓰거나 주위에 선물로 주고 있다. 청년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씨즈(Seed:S) 문현주 팀장은 “어떤 제품을 사서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살아갈 미래가 결정된다”며 “윤리적 소비는 세상을 바꾸는 가치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권복기기자 bokkie@hani.co.kr 
 
◈윤리적 소비 할 수 있는 곳들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관련 제품의 종류는 아직 많지 않다. 살 수 있는 곳은 더욱 적다. 제3세계의 노동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공정 무역 제품은 피스커피, 바리의꿈, 행복한나눔 등에서 살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며 농작물을 기르거나 그런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도 있다. 콩새미와 흙살림이 그런 곳이다. 이로운몰에서는 이들 제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table.jpg
 
권복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