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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세계 돕는 일이라 시작 사회 맡고 잡지모델
 소비자 기호 파악 젊은층 마음 당기는 전략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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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그 재킷은 네팔에서 만들어졌어요. 히말라야에서 자생하는 알로라는 식물에서 섬유를 뽑아 실을 만들고 천을 짜는 과정까지 전부 원주민의 손으로 이루어진 제품이죠.”
국내 첫 공정무역 브랜드 그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나운서 진양혜(42·사진)씨가 그루의 로우컷 재킷을 입으며 제품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

공정무역은 제3세계 생산자가 만든 제품을 제값을 주고 구입해 그들의 자립을 돕는 대안무역이다. 윤리적 소비를 국제거래에까지 넓혀 공정한 거래를 통해 저개발국 생산자에게 희망을 주자는 뜻의 ‘착한 소비 운동’인 셈이다. 실제 국제구호단체 보고서를 보면, 세계 무역구조에서 제3세계의 이익을 단 1%포인트만 올려도 1억명이 훨씬 넘는 가난한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진씨는 2008년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루는 여성환경단체에서 활동하던 이미영 대표가 빈곤국가의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무역과 여성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패션사업을 연계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출발했다.

그루는 사업 초기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해선 유명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부부 아나운서로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진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진씨는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여 페어트레이드코리아에서 주최하는 관련행사의 사회를 맡고, 잡지 홍보 모델로 활동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탰으면 하는 단순한 마음으로 홍보대사 제안에 응했어요. 제가 하는 작은 실천이 어려운 여건에 있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풍요로워져요.”

진씨는 제3세계 아이들과 여성들의 힘든 삶에 우리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착한 소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환경 보호, 아동노동 근절, 교육 등 좀 더 나은 지구촌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운동에 참여하면 세상을 좀 더 바르게 만드는 일도 더 쉬워질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몇 년 전 캄보디아에 갔을 때 물가에서 물장난을 하는 아이들 모습이 매우 행복해 보였어요. 그런데 바로 그 옆에는 한창 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순간 아이들의 행복을 고려해 개발이 조금은 천천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이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공정무역의 가치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소비는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이뤄지므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진씨는 말한다. 하지만 딱딱하고 형식적인 계몽운동보다 생활 속의 소비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훨씬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착한 소비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그는 말한다.

착한 소비가 확산되려면 도덕적 가치에만 호소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진씨는 제품이 좋아야 하고, 가격도 적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회적기업처럼 공정무역 기업가들도 가치를 추구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경영 마인드를 가졌으면 합니다. 고객들의 기호를 파악해, 제품 개발이 역동적으로 이뤄졌으면 합니다. 디자인 등 소비자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상품이 나와야겠죠. 이렇게 상품경쟁력이 있어야 공정무역기업들도 지속가능할 수 있죠.”

그리고 그는 공정무역 운동이 무엇보다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끌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그루의 주고객층은 40~50대 여성들입니다. 이들이 제품을 구입해 보고 입소문을 내면서 그루는 해마다 2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젊은층 소비자들도 이 착한 소비에 공감하고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윤리적 소비 수칙>
사회적기업가를 키우는 사단법인 씨즈와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윤리적 소비 수칙 몇 가지를 추천했다.
 
1. 제품의 탄생 과정에 관심을 갖자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이 물건을 만든 사람이 누구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상품의 질이 같다면 생산자에게 정당한 임금이 돌아가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이 만든 제품 등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상품이 보일 것이다.
 
2.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먹자
농약 상자 안에서 비행기로 도착한 해외농산물, 대형마트 냉장고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식품보다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자. 재래시장, 생활협동조합 이용과 같이 많이 알려진 방법부터 정기적으로 지역의 제철 농산물을 집으로 받는 ‘생활꾸러미’도 있다.
 
3.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자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생산된 제품, 자연에 이로운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기부하는 것과 함께 제3세계를 돕는 중요한 방법이다. 커피, 설탕, 올리브유, 초콜릿, 의류 등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이 한국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4. 놀면서 배우자
여행을 할 때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숙소 이용하기,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교통편 이용하기,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기 등의 여러 방법이 있다. 지속가능관광네트워크(070-4042-9929)에서 운영하는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5. 사회책임투자상품을 선택하자
친환경 기업, 인권경영 기업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오래 가는 법이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