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의약품, 컴퓨터, 화장품, 합성세제, 가전제품, 액세서리 등에서 보듯, 우리는 수많은 화학제품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화학제품들이 우리의 의식주를 지배한 지 오래며, 이제는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석유에서 만들어진 화학제품 덕분에 우리의 생활은 편리하고 쾌적해졌지만, 반대급부로 암, 심장병, 당뇨,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은 오히려 만연해졌다. 그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내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엄마의 독성>(이나즈 노리히사 지음, 전나무숲 펴냄)은 화학제품의 양과 그 유해성에 주목했다. 이 책은 약학 박사인 지은이가 엄마의 몸에서 아기의 몸으로 전달되는 ‘세대 전달 독성’의 종류와 유해성 등 그 실체를 파헤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적당한 농도의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유익하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면 고지혈증을 일으킨다”며 “화학물질의 유해성 역시 그 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엄마 몸속에 있는 화학물질의 독성은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임신 초기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임신부는 손발이 짧은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임신부의 아이에서 정류고환이나 요도하열 등의 기형, 뇌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엄마가 다이옥신에 다량 노출됐을 때는 아기의 면역계와 생식기 장애와 기형이 유발될 수 있다. 식품의 부패와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산화방지제와 보존료,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과 사카린나트륨 등을 엄마가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아기에게 페닐케톤요증, 방광암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지은이는 “임신 2개월의 수정란 때 화학물질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으며, 이때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선천적 이상 등의 치명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날 수 있다”며 “엄마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인류는 화학물질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과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이러한 독성의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 지은이가 책에서 말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유해화학물질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며, 일상생활에서 되도록 멀리하고 신체에 접촉하거나 흡수하지 않도록 하자.” 
김미영 기자